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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List 전국/뇌피셜 - 맛집 이야기

대전의 문화가 되어버린 브랜드, 성심당 이야기

by 7thchord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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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대전의 문화가 되어버린 빵집, 성심당.
대전의 문화가 되기까지 성심당의 고난 고초.
"본점은 반드시 천주교회 옆으로" 창업주의 가톨릭 사랑.
신선한 빵의 비결 -  남은 빵은 전부 기부하는 일일 생산 판매 원칙

 

노잼 도시의 대표 문화가 되어버린 성심당.

 

성심당 로고 이미지
성심당 로고

 

MZ 세대 같은 젊은 친구들에게는 전국 3대 빵집, 튀김 소보로, 노잼 도시에서 유일한 관광지, 이영자가 추천한 빵집 정도로 기억될 수 있는 성심당. 하지만 성심당이 대전의 아이콘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들은 생각보다 우여곡절도 많고 재미있는 일화도 많습니다. 그 성심당의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군산의 이성당, 안동의 맘모스 베이커리와 함께 전국 3대 빵집 중 현재 가장 유명한 빵집 중 하나로 꼽히는 성심당은 비프랜차이즈 제과점 중 매출 1위의 매출액이 증명하듯 매우 유명한 빵집이지만 그 시작은 아주 작은 찐빵집에서 시작됩니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찐빵을 판매하던 창업주 임길순 씨의 찐빵집이 성심당의 전신입니다. 1956년 가족과 함께 서울로 가기 위해 열차에 탔으나 열차에 문제가 생겨 대전에 내리게 되어 얼떨결에 대전에 정착하게 된 창업주는 먹고 살길이 막막해 찾은 천주교 대흥동 성당에서 오기선 요셉 신부에게 밀가루 2포대를 내어 받아 가족의 끼니를 해결하고 남는 밀가루로 찐빵을 만들어 대전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장사를 시작한 것이 성심당의 전신인 찐빵집 입니다.

창업주는 천주교 신자이자 암브로시오라는 세례명까지 있으며 사실상 성심당이 생기게 된 배경에는 천주교와 관련이 깊습니다.

 

 

"창업주의 신앙심, 이름마저 성심".

성심당의 성심(聖心)은 예수와 성모의 마음, 성스러운 마음을 뜻합니다. 급작스럽게 정착하게 된 대전에서 가장 먼저 손을 기댄 곳이 천주교 대흥동 성당이고 위에 언급했듯이 신부님에게 받은 밀가루 2포대가 성심당이 시작된 시초입니다. 대전역 앞 쓰레기장의 쓰레기를 치우고 천막을 쳐서 장사를 할 때, 나무에 성심당 이름을 새겨 작은 간판을 만들어서 사용했는데 초기에는 너무 초라한 천막에 불경스럽게 성심을 썼다고 핀잔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성당 옆에 가게를 지어야 한다".

창업주 임길순 씨는 과거 밀가루 2포대를 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인지 절실 한 종교적 신념인지는 모르지만 대를 이은 임영진 대표에게 항상 "성당 옆에 가게를 지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성심당 케이크 부띠끄와 본점은 대전 대흥동 성당의 대각선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전할 때 당시에 성심당이 있는 자리(은행동 153)는 대전 대흥동 상권이 아직 발달하기 전으로 허허벌판의 자리였습니다. 창업주의 신앙의 믿음만으로 선택한 자리는 지금 대흥동 상권의 대표 건물이 되었습니다.

 

1967년도 성심당 가게 이미지
1967년도 성심당

 

옛 성심당 제과점의 모습 이미지
옛 성심당 제과점의 모습

 

현 대표인 임영진 대표는 이전 당시에  "창업주 노인네가 망령이 들었다"라고 주변 사람들이 말했을 정도로 그 당시 주변에서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안 좋은 상권에 이전을 했는데 현재 가장 번화한 곳이 된 것은 기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나눔이 성장으로".

피난민으로 흥남부두에서 우여곡절 끝에 대전에 정착하게 된 창업주는 피난 당시 너무 어려워서 가족들과 함께 살아남을 수 있다면 평생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겠다고 맹세했다고 합니다. 실제 천막 찐빵집을 운영할 때도 주위에 굶는 사람들에게 빵을 나눠주기 시작하여 현재 성심당에도 나눔의 문화가 있는데 1일 생산한 빵은 1일 판매가 원칙이고 남는 빵은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 형식으로 나누는 문화로 발전했습니다. 현재 성심당은 400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 기업인데 인사고과의 40%가 나눔과 같은 '사랑'이 주요 평가 요소이기도 합니다.

 

성심당 직원 이미지
성심당 직원들

 

"절실한 신앙과 믿음의 훈장"

성심당의 창업주의 신앙심은 위에 적혀있듯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신앙심이 영예로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였을 때 사절단이 우연한 기회에 성심당의 빵을 먹고 성심당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서 교황의 아침 식탁에 빵을 올리게 된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 돌아갈 때 직원들에게 선물할 간식으로 성심당 초콜릿을 가져갔는데 교황이 초콜릿 값으로 100유로를 지불하고 가져갔다고 합니다. 또한 이 일로 평신도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인 교황청의 '성 대 그레고리오 훈장'도 수여받게 됩니다. 훈장은 단순히 교황의 아침을 책임졌다는 이유로 수여된 것은 아니고 60년 넘게 불우한 이웃에게 빵을 기부해온 창업주의 정신이 가톨릭의 정신과 같다고 인정하여 수여했습니다.
또한 성심당은 이때 초콜릿 값으로 받은 유로화를 가게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훈장 이미지
성 대 그레고리오 훈장 (출처: 위키피디아)

 

 

성심당의 우여곡절.

사실 성심당은 근래에 와서 보기엔 차근차근 성장하여 빛을 본 지역기업으로 보기 쉽지만 생각보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대전 시민을 충분히 기억할만한 것은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 옆에는 항상 성심당이 있었을 정도로 생각보다 대전에서는 보편적으로 많이 퍼져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부도직전의 성심당

성심당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장을 냈고 대전권에서는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함께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창업주 임길순의 큰아들인 2대 사업주 임영진 대표가 프랜차이즈 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임영진 대표의 동생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적극적인 입장이었고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와 함께 경쟁을 하다 보니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고 1997년 IMF 외환위기와 맞물려 부도처리가 됩니다.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하며 늘려갔던 성심당의 대전 충남 지역에 소재한 체인점과 공장들은 이 시기에 전부 정리되었고 임영진 대표를 중심으로 다시 본점 중심의 사업으로 프랜차이즈 사업과는 결별하게 됩니다.

 

엎친데 덮친 화재사건

동생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큰 빚을 지게 되자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영진 대표는 거액의 대출을 받아 동생의 건물을 다시 매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 좋은 일은 하필 연쇄적으로 일어나듯 매입 이후 2005년 1월에 해당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여 1~3층이 불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성심당은 회복이 불가능하게 망했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실제 임영진 대표의 아내인 공동경영자 김미진 이사는 이 당시 가게를 접을 생각을 했었으나, 힘들어진 자신의 일터에 나와 기계를 직접 수리하고 청소하는 직원들을 보고 다시 복구하여 운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대전시와 함께 도약

프랜차이즈 사업의 실패와 큰 화재로 인해서 무너진 성심당은 2000년 초중반 당시 망하기 일보직전의 빵집으로 인식되었고 실제 역사는 있지만 지금처럼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빵집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운영해오던 위탁급식은 아직 건재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여 명맥을 유지하며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해옵니다.

 

대전시 문화관광 사업과의 상생 발전

성심당에게는 큰 전환점이 되는 시기인 2000년대 후반입니다. 대전시는 1993년 개장했던 대전 세계 박람회, Daejeon Expo와 그 마스코트인 꿈돌이를 전국에 인식시키며 성공적인 박람회를 개최했지만 그 이후 문화관광 분야에서 광역시급 타 지자체와 비교하여 그다지 인상적인 문화와 관광을 발굴해내지 못했습니다.
대전시는 대전만의 문화 관광요소에 목말라 있었고 대전 안에서만 영업을 이어가던 성심당을 대전의 브랜드로 발굴하고 이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성심당과 대전시의 상생관계를 이뤄냅니다.

당시 '밥 대신 빵'이라는 문구가 유행할 정도로 베이커리 수요가 높았던 시기이고 문화관광 분야에서 딱히 성과가 없었던 대전시에서 성심당의 마케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전폭 지원하게 되면서 2000년대 후반에 서서히 대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아마 이 시기에 대전시와 상생발전이 없었다면 아직도 지역 내 작은 빵집으로 남아있었을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성심당의 대표 상품인 튀김 소보로 이미지
성심당의 성공을 이끈 대표작 튀김 소보로


대전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면 성심당 측에서도 대전시와의 상생 측면에서 대전시만의 빵을 만들기 위해서 탄생한 빵이 소보로를 튀겨 만든 튀김 소보로입니다. 이외에도 당시 같이 개발된 부추빵과 1차적 성공 이후에 안주하지 않고 개발시킨 보문산을 형상화한 보문산 메아리, 명란 바게트 등을 차례로 성공시키며 예전 프랜차이즈 실패를 딛고 지금의 성심당의 성공과 명성을 이뤄냅니다.

대전 보문산을 형상화 한 성심당 보문산 메아리
대전 보문산을 형상화한 성심당 보문산 메아리

 

성심당, 외연적 확장은 이제 없나?

성심당은 이전 프랜차이즈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외연적 확장에 다소 소극적입니다.

현재 성심당은 외연적 확장보다는 기타 외식산업을 확장하여 유지운영 중입니다. 성심당은 임영진 대표의 "로쏘 주식회사"에 속해있고 로쏘 주식회사의 사업군은 성심당, 성심당 케익 부띠끄, 성심당 카페, 옛맛 솜씨 등의 베이커리 및 카페군과 외식산업 식당 군의 테라스 키친, 플라잉 팬, 우동야, 삐아또 등을 대전 내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테라스 키친의 경우 본점 2층에 자리하고 있고 성심당에서 구매한 빵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사업군의 연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전과 함께 성장한 성심당은 한때 빵 테마파크 조성, 세종시 진출 등 확장을 검토하긴 했지만 "성심당은 대전에서만 만날 수 있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아직도 대전 내에서만 내실을 다지는 중입니다. 성심당의 확장과 관련해 임영진 대표가 "능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잘된다고 확장하는 것만이 정상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논외로 임영진 대표의 선친인 창업주 임길순 씨가 흥남 철수 실향민이라 "나중에 통일이 된다면 평양 혹은 함흥에는 분점을 낼 생각이 있다" 언급하며 아버지의 고향에 분점을 두고 싶다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지속 성장 중인 성심당

성심당은 2022년 지금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에 매출액이 400억 원을 넘어섰고 작년 2021년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630억 원을 기록하면서 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는 독보적으로 매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역기반의 유명 빵집들은 군산 이성당, 안동 맘모스 베이커리, 대구 삼송 빵집, 부산의 옵스 등 여러 지역기반의 유명 베이커리가 있지만 성심당을 제외한 브랜드들은 아직 100~200억 원대 매출액으로 큰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힘들어진 상황 속에서도 2021년에 630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낸 성심당은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단일 베이커리 브랜드로 매출이 600억 원을 넘는 것도 성심당이 국내 처음으로 기록했습니다.

성심당은 성장 비결에 비대면이 늘어난 것 외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성장세에 겸손하게 일축하였지만 실제로 성심당은 성심당 몰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튀김소보로 KTX 직송까지 운영했을 만큼 대전에만 뿌리를 두고 있는 한계성을 뛰어넘고자 하는 고민들이 질병 이슈와 함께 더욱더 성장세를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성심당 몰의 베스트 TOP 10 메뉴 이미지
성심당 몰 BEST Top 10

 

 

대전을 대표하는 성심당

聖心堂
1956 以來 · 大韓民國 · 大田
성심당은 대전의 문화입니다


성심당의 구호처럼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린 성심당.

사실 글을 쓰는 본인이 대전시민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길게 작성했을까 싶을 정도로 공을 들여 작성하긴 했습니다.

베이커리, 빵집 관련 이야기를 몇 개 더 작성하려고 하고 있지만 본 글을 작성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서 이토록 길게 쓸 수 있을까 싶긴 합니다.

성심당의 장점은 제품의 차별성과 브랜드의 상징성도 있지만 소비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금액적인 부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유명 브랜드가 되었지만 아직도 가격을 대형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빵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유명한 튀김 소보로, 부추빵, 명란 바게트, 보문산 메아리 말고도 좋은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베이커리류를 취급하고 있으니 위의 빵만 접해본 분이라면 한 번쯤 본점에 들려 한국에서 잘 취급하지 않는 야키소바 빵 같은 다양한 성심당의 베이커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심당에 대해서 만약 누군가가 "정말 성심당의 빵이 다른 곳보다 정말 특별히 맛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그 질문에는 "맞다"라고 대답할 순 없겠지만 반대로 "성심당의 빵과 맛은 대전에 와야만 알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전 친화적이고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멋지게 승승장구하는 지역친화적인 기업으로 발전하였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아래의 내용을 참고 및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나무위키 - 성심당

위키백과 - 성심당

성심당 홈페이지

성심당 몰

가톨릭평화신문 [가톨릭 리더를 만나다] (4) 임영진 요셉 김미진 에녜스 성심당 대표이사

대전일보 '튀김소보로' 성심당, 작년 매출 628억원... 비결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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